카페인은 신장 위에 위치한 부신이라는 작은 장기를 자극해서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이 호르몬들은 즉각적으로 혈당을 올려줍니다.
그런데 많은 연구 논문에서 블랙커피를 장기적으로 섭취햇을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가 커피를 마셔도 되는지 관련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카페인이 당뇨에 미치는 영향
당뇨 환자는 커피 마시면 안 된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커피 카페인이 당뇨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 깊이 연구한 실제 논문을 통해서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보겠습니다.
1. 커피 섭취와 제2형 당뇨 발생 위험도
소개할 논문의 제목은 <커피 섭취량과 제2형 당뇨 발생 위험도>입니다. 전 세계 9개 코호트 연구로 19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커피를 하루에 7잔 이상을 마신 사람은 하루 2잔 이하를 마신 사람에 비해 당뇨 발생 위험도가 35% 감소했고, 하루 4잔에서 6잔을 마신 사람은 당뇨 발생 위험도가 28% 감소했습니다.
커피가 제2형 당뇨 발생을 예방해 주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연관성은 미국 유럽 등 지역과 성별, 비만도에 상관없이 거의 일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논문의 결론은 습관적인 커피 섭취는 제2형 당뇨 발생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뇨 발생 위험도를 크게 낮추어주는 유력한 성분 중 하나로 클로로겐산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클로로겐산은 간에서 당 생산을 감소시키고 장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2. 녹차 섭취와 제2형 당뇨 발생 위험도
일본에서 연구한 논문의 제목은 "일본 성인에서의 녹차 커피 등 총 카페인 섭취량과 제2형 당뇨 발생 위험도"입니다.
40~ 65세 사이의 암, 당뇨,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약 1만 7천 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해서 조사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녹차와 커피 섭취량이 많을수록 당뇨 발생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녹차를 하루 6잔 이상 마신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잔 이하로 마신 사람과 비교해서 당뇨 발생 위험도가 33% 감소했고,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신 사람들은 당뇨 발생 위험도가 42% 감소했습니다. 다만 홍차 우롱차는 이런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당뇨 발생 위험도의 감소는 여성과 비만한 남성에서 더욱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결국 앞선 연구와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믹스 커피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
이런 결과는 커피 없이는 하루도 보낼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지만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숨어 있습니다.
국내 40대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이 설탕 크림이 모두 포함된 커피믹스를 즐겨 마신다고 합니다. 커피믹스는 당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복합적 성인병으로 불리는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의 특징을 가지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은 약 10년 동안 40대 이상 약 2만 6천 명의 커피 섭취 실태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커피 믹스를 즐기는 사람이 전체의 50.3%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당이 없는 블랙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은 전체의 약 20%에 불과했습니다.
연구팀은 블랙 커피를 섭취한 남성보다 설탕과 프림을 혼합한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남성에게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배가량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사증후군 상태에 있는 사람은 10억 명을 훨씬 넘습니다. 성인들만으로 계산하면 전 인구의 약 25% 즉 4명 중 1명 정도이고 30세 이후로 한정하면 3명 중 1명꼴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4. 블랙 커피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커피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위 내용과 상반되는 하나의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카페인과 디카페인, 인스턴트커피 16주 섭취가 당 대사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커피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통해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혈당을 상승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서 소개한 연구들을 통해서 실제로는 당뇨 발생 위험이 크게 줄어들면서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하루 다섯 잔의 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디카페인 커피 마시는 사람을 비교했습니다.
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나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 섭취 2시간 후 혈당이 13.1%나 현저하게 감소되었습니다.
허리 둘레도 카페인 커피 그룹에서만 1.5cm 감소했는데 혈당과 허리둘레의 감소는 8주까지는 변화가 없었지만 16주부터 변동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카페인은 장기적으로는 혈당 및 허리둘레 감소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커피믹스를 마시는 사람들은 대사증후군 발생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했는데 이 연구에서는 왜 감소되었을까? 그것은 당이 없는 블랙커피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하버드대 대규모 연구에서도 당뇨 발생 위험 감소는 카페인 그룹에서 주로 나타났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도 당뇨와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도를 낮춘다는 연구도 많지만 카페인 커피가 조금 더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2. 카페인 섭취가 대사증후군 발생을 감소시키는 이유
1.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낮추는 성분
카페인을 하루 300mg 섭취하면 에너지 소비가 80kcal 증가한다고 합니다. 카페인은 열 생산과 지방 산화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로소 교수는 "대사증후군의 발생은 총 폴리페놀 섭취량과 반비례 한다" 라고 강조했는데 실제로 커피에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폴리페놀은 대부분 커피나 차로 섭취할 수 있는데 강력한 항산화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클로로겐산, 페룰산 등의 하이드록시 신 남산류 섭취가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도를 크게 낮춰준다고 합니다. 바로 하이드록시 신 남산류의 섭취는 주로 커피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클로로겐산은 간에서 당 생산을 감소시키고 장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혈당을 떨어뜨린 작용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카페인 외에도 당 대사 등을 향상하는 다른 좋은 활성 물질들이 커피 내에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당이 없는 블랙 커피를 마신다면 당뇨와 대사증후군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뇨를 예방하기 위해서 커피를 일부러 많이 마시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2. 당뇨 환자가 마실 수 있는 하루 커피량
그렇다면 당뇨 환자는 커피를 마셔도 될까요?
"당뇨 환자의 카페인 섭취와 사망률"이라는 논문의 연구를 통해 궁금증을 알아보겠습니다.
당뇨가 없는 건강한 사람의 커피 섭취는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와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의 카페인 섭취와 사망률 어떨까요?
여성과 남성 각각 1,974명씩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와 모든 원인 사망률을 조사했습니다. 카페인 섭취가 아예 없는 사람과 비교해서 하루 100mg 이하를 섭취하면 사망률이 43% 감소했고, 하루 100~ 200mg를 섭취하면 사망률이 50% 감소했습니다.
하루 200mg 이상을 섭취하면 사망률이 무려 61%나 감소했습니다. 용량에 비례해서 사망률이 감소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하루 200mg 정도의 섭취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mg 이면 8온스 컵으로 약 두 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하루 커피 섭취 적정량
커피는 하루에 몇 잔까지 마시는 게 건강에 이로울까요?
당뇨가 없는 건강한 사람은 하루 다섯 잔까지도 가능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하루 2~3잔 정도가 좋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피곤하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면 오히려 부신에 무리가 와서 몸이 더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뭔가 몸이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커피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통이 자주 오거나 불안해지거나 불면증이 있다면 커피 섭취를 반드시 줄여야 합니다.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맛과 향을 즐기는 목적으로 커피를 마셔야 합니다.
당뇨 환자의 경우 커피에 대한 혈당 상승 반응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당뇨 환자는 최대 3잔까지 마셔도 되지만 하루 2잔까지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4. 커피 섭취시 주의 사항
물론 나이와 성별 체중에 따라서도 사람마다 커피에 대한 반응이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몇 잔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에는 하루 최대 한 잔까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커피 한 잔을 마신 후에 물 한 잔을 추가로 마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소변이 많이 나오는 이뇨 현상이 활발해지는데 물 보충 없이 커피나 차를 자주 마신다면 탈수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뇨 환자 중에 커피를 마실 때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분들은 커피 섭취를 가급적 삼가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믹스나 설탕, 프림, 우유, 시럽 등을 커피에 넣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커피는 반드시 당이 없는 블랙 커피를 섭취해야 합니다. 당뇨 환자에게 당은 독소와 같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성장기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카페인 함유 음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최대 한 잔까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가급적 성장기에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